Cheul

The Moat is Human, Not Tech

OpenAI가 AI 씬의 선두로서 원하는 것은 명확하다. 먼저 privacy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Memory 기능 업데이트를 한 것도 그 맥락이다. 다음으로는 나와 AI의 대화 기록을 담보로 사용자를 사로잡고, 이어서 network를 moat로 삼는다.

지금 AI 기술은 moat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MCP도, A2A도, reasoning도 그 무엇도 moat가 아니다. 모델을 제외하면 이것들은 공공재다. 다만 데이터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단순한 스케일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천장도 점점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Meta의 Llama 4가 오픈소스 중 가장 큰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처참한 평가를 받은 것이 그 근거다.

그렇다면 moat는 결국 ‘사람’이다. 누가 가장 큰 network를 만들 수 있는가? 그리고 사용자를 어떻게 붙잡아 둘 것인가? 지금은 X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SNS지만, 곧 바뀔지도 모른다. AI와 사람이 함께 네이티브로 취급받는 SNS가 등장한다면 말이다.

여기서 Dead Internet Theory를 떠올릴 수 있다. sycophantic한 AI ‘친구들’로 넘쳐나는, 블랙 미러의 한 에피소드 같은 시나리오가 쉽게 연상된다. 그러나 당연히 이렇게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AI가 moderation을 맡고, 레퍼런스를 가져오며, 다른 사용자를 언급하고, public discourse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도 있다.

최근 유발 하라리는 한국을 방문해 여론을 형성하는 ‘편집자’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무솔리니와 레닌 모두 독재자이기 전에 신문 편집자였다는 예시를 들며, 대중의 사고와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곧 권력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 가장 중요한 편집자는 ‘알고리즘’이라고 말했다. 대화를 형성하는 권력을 쥔 AI는 어떤 대화를 만들어 낼까? 이는 알고리즘의 창조자가 결정한다. 사용자 리텐션을 원한다면, 분노, 탐욕, 증오 같은 자극적인 감정을 퍼뜨리는 것이 가장 손쉽다.

OpenAI는 어떤 기업인가? Sam Altman은 어떤 사람인가? User retention과 건전한 담론 사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건전함'의 정의는 누가 하는가, 그것은 큐레이션인가 검열인가? 그보다 우리는 어떤 사용자인가? 아직까지는 AI들이 사람의 말을 들을 준비가 돼 있다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References